아내와 존댓말을 하는 이유

어릴 적부터 종종 친구들과의 관계를 망치곤 했습니다.
제가 문제였습니다.

나의 이 가벼운 입. 상처 주는 행동.
조금만 친해졌다 하면 어김없이 이런 행동이 튀어나왔습니다.
상대방이 다 이해해 줄 거라 생각하고.
어리석게도 늦은 나이까지 이런 실수를 계속했습니다.

그래서 더 결혼이 무서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또 망쳐버릴까 봐.

아내와는 존댓말을 합니다.
나이가 서로 동갑임에도.

절대 함부로 하지 않겠다는 장치 같은 것이기도 하고...
우리의 의지와 다짐이기도 합니다.

아내와 만난 지 곧 10년이 됩니다.
그동안 아내에게 화를 내며 목소리를 높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당연히 아내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존댓말을 하는 것이 영향을 줬을까?
분명히 그랬을 것 같습니다.

친할수록 더 조심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걸 30살이 훌쩍 넘어서야 배웠습니다.
이제라도 배워서 다행입니다.
나도 누군가와 이렇게 오랫동안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내가 되고 싶던 내 모습에 가까워져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쁘고 좋습니다.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옛 생각이 나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주절거려보았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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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 개발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