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 사용자 결혼식에 다녀온 썰

사용자 분의 결혼식 초대를 받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달력을 찾아보니 2020년 1월.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이었네요.

추운 날씨였습니다.
결혼식장에 가는 기분이 묘했습니다.

내가 만든 앱에서 만난 사용자가 결혼을 하는 것도 신기하고..
그 결혼식에 가고 있는 나도 너무 신기해.

도착하면 뭐라고 말을 해야 하지?
모바일 청첩장으로는 봤지만 얼굴도 잘 모르는데..

결혼식장에 도착했습니다.
신랑이 누군지는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분주하게 사람들과 악수를 하고 있는 사람.
아, 저 사람이 신랑이구나.

왠지 작게 속삭여야 할 것 같았습니다. ㅋㅋ
"안녕하세요. 저 커피한잔 개발자입니다."

신랑의 눈이 살짝 커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아...! 예. 안녕하세요."
"결혼 축하드립니다."
"개발자님 덕분에 이렇게... 정말 고맙습니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순 없었습니다.
신랑은 다른 손님들 때문에 바쁘니까.
머쓱한 대화가 끝나고 다른 손님들을 위해 자리를 피해 줬습니다.

'하.. 이제 뭐 하지?'
'신부에게도 인사를 해야 하나? 신부 대기실에 들어가 봐?'
'가만...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가 대기실에 들어가서 귓속말로 "제가 소개팅앱 개발자예요"라고 말하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아...예에...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할 신부의 당혹스러운 표정이 눈에 선했습니다.
'고맙긴 정말 고마운데... 우리 나중에 보면 안 될까요?'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웃음)

'밥이나 먹으러 가자...'
혼자서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손님들 중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결혼식은 처음이었습니다.

'여기 있는 이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내가 만든 세상에서 이 두 사람이 만나 결혼한다는 걸'
'하지만 아직 소개팅 앱으로 만나 결혼을 한다는 건 비웃음이 되곤 하잖아.'
'나는 그냥 조용히 있을 수 밖에.'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들의 인생에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치다니...
혼자 밥을 먹는 내내 기분이 묘했습니다.
조코딩 1인 개발자 유튜브 댓글
올해 초 유튜브에 출연했을 때, 유튜브 댓글에 그 결혼한 신랑이 남겨준 댓글.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기쁩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그리고 며칠 전 사용자에게 받은 편지.
36번째 결혼 소식입니다.
커피한잔 사용자의 36번째 결혼식
결혼식에 초대를 받으니 예전 생각이 났네요.
참석은 정중하게 거절 드렸습니다만...
진심을 가득 담아 축하해 드립니다.
행복하게 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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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 개발자 드림